항문암 환자의 병력을 들어보면 비슷한 문장이 반복됩니다. 치질인 줄 알았다. 약국에서 연고를 사서 발랐고, 좌욕을 했고, 좋아지는 듯하다가 다시 나빠졌고, 그렇게 반년이 갔다. 부위가 부위라 병원 문턱이 높은 데다, 증상 하나하나가 정말로 치질과 닮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글은 항문암이 무엇인지보다 치질과 어디서 갈라지는지에 무게를 둡니다.
직장암과도, 치질과도 다른 병
항문암은 항문 입구에서 직장으로 이어지는 3~4cm 길이의 항문관에 생기는 암입니다.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당 1명 미만으로 발생하는 드문 암이고, 편평상피암이 약 절반을 차지합니다. 평균 60세 전후에 진단됩니다.
바로 위에 있는 직장암과 자주 혼동되지만 다른 병입니다. 직장암은 대장 점막에서 생기는 선암이고, 항문암은 대부분 피부와 비슷한 편평상피에서 생깁니다. 세포가 다르면 치료도 다릅니다. 직장암이 수술 중심이라면 항문암은 수술을 되도록 피하는 쪽으로 표준이 잡혀 있는데, 그 이야기는 뒤에서 합니다.
초기에는 조용하다
작거나 초기의 항문암은 증상이 거의 없습니다. 항문 주변 피부꼬리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있을 정도입니다. 그러니 초기 신호는 크지 않습니다.
초기 증상으로 꼽히는 것은 대변 형태의 변화입니다. 굵게 나오던 대변이 가늘어졌다면 항문관이 좁아지고 있다는 뜻일 수 있습니다. 진행되면 출혈, 항문 주변 통증, 배변 습관 변화, 잔변감이 따라오고, 더 진행되면 종괴, 치유되지 않는 궤양, 통증, 출혈, 가려움, 대변 실금이 나타납니다.
이 목록을 보면 치질과 겹치지 않는 항목이 없습니다. 증상의 종류로는 구별이 안 된다는 뜻입니다. 구별은 증상의 방향에서 합니다.
치핵, 치열, 치루, 그리고 항문암

치질은 치핵·치열·치루를 두루 부르는 말입니다. 넷을 나란히 놓으면 차이가 보입니다.
치핵 | 치열 | 치루 | 항문암 | |
|---|---|---|---|---|
출혈 | 배변 시 선홍색, 휴지에 묻는 정도 | 배변 시 소량 선혈 | 고름·분비물 | 소량이지만 지속, 대변에 섞임 |
통증 | 대개 없음 | 배변 때 찢어지듯 아픔 | 욱신거림, 부기 | 지속되는 통증, 앉을 때 불편 |
덩어리 | 부드럽고 밀면 들어감 | 없음 | 구멍, 부기 | 단단하고 점점 커짐 |
경과 | 좋아지고 나빠지길 반복 | 며칠에서 수주 안에 호전 | 반복 | 좋아지지 않고 한 방향으로 진행 |
치핵 출혈은 배변 시 묻어 나오는 선혈이고, 주요 증상은 탈출과 빠지는 듯한 불편감입니다. 치질 자체는 항문암과 관련이 적고, 다만 치루의 만성 염증은 위험을 높입니다. 치질 병력이 있다고 항문암을 걱정할 이유는 없습니다. 걱정해야 하는 것은 치질이라 생각한 것이 낫지 않을 때입니다.
기준을 하나만 남긴다면 이것입니다. 연고와 좌욕으로 2~3주를 지켜봤는데 그대로거나 나빠지고, 만져지는 것이 점점 단단해진다면 치질로 단정하지 말고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HPV라는 공통분모

항문암 환자의 80~85%에서 인유두종바이러스(HPV)가 발견됩니다. 자궁경부암의 원인으로 잘 알려진 바이러스입니다. 그 밖의 위험요인은 HIV 감염, 장기이식 후 면역억제제 복용, 흡연, 그리고 치루·치열 같은 만성 자극이 오래 이어진 경우입니다.
예방은 위험요인의 뒷면입니다. 금연, 성관계 시 콘돔 사용, 그리고 접종 연령이라면 HPV 백신, 이 세 가지입니다. HPV는 편도와 혀뿌리에 생기는 구인두암과도 관련이 깊습니다. 두경부암 증상 글에서 비흡연자 두경부암이 늘어나는 배경으로 HPV를 다룬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손가락 검사 몇 초가 반년을 아낀다
진료과는 대장항문외과입니다.
직장수지검사 — 의료진이 장갑 낀 손가락으로 항문관 안을 만져 봅니다. 조기 발견의 첫 수단입니다.
항문경·대장내시경 — 항문관과 직장을 직접 보고, 50세 이상이면 대장도 함께 확인합니다.
조직검사 — 확진은 조직으로만 가능합니다. 의심 병변이 있으면 반드시 시행합니다.
CT·MRI·PET-CT — 종양의 깊이와 림프절·원격전이를 평가해 병기를 정합니다.
첫 단계가 손가락 검사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민망함 때문에 반년을 미루는 것과 몇 초의 검사를 맞바꾸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수술 대신 항암방사선, 이유는 항문을 지키기 위해

여기가 직장암과 가장 갈라지는 지점입니다. 2cm 이내의 작은 병변이면서 주변 조직과 경계가 분명하고 림프절 전이가 없을 때만 국소절제를 고려하고, 그보다 진행된 항문암에는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를 동시에 진행하는 항암-방사선 요법이 추천됩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항문암을 수술로 없애려면 항문과 괄약근을 함께 제거하고 평생 장루(인공항문)를 만들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편평상피암은 항암제와 방사선에 반응이 좋은 편이라, 수술 없이 동시치료만으로 종양을 없애면서 괄약근을 보존하고 영구 장루를 피하는 것이 현재 표준입니다. 예외는 선암입니다. 선암에서는 항문을 제거하고 장루를 만들어야 할 수 있습니다. 조직검사에서 세포 종류를 확인하는 것이 치료 방향을 정하는 첫 단추가 되는 이유입니다.
예후는 발견 시점이 좌우합니다. 항문암의 예후는 좋은 편으로 5년 생존율이 약 65~75%입니다. 일찍 발견될수록 치료 부담이 줄고 항문을 지킬 여지도 커집니다.
치료를 견디는 몇 주
동시치료는 여러 주에 걸쳐 진행되고, 방사선이 닿는 자리가 항문과 회음부입니다. 치료 중반부터 피부가 벗겨지고 따가운 방사선 피부염, 잦은 설사와 배변 통증, 항암제로 인한 구역·피로·식욕 저하가 함께 옵니다. 앉기가 힘들어지고 먹는 양이 줄면 체중과 체력이 따라 떨어지는데, 체력이 떨어지면 남은 방사선 일정을 채우기가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이 시기의 목표는 하나로 모입니다. 예정된 치료를 중단 없이 끝까지 받는 것. 슬찬한방병원(김포)은 그 몇 주를 받쳐주는 자리에 있습니다. 치료 기간의 통증, 설사, 피로, 식욕 부진 같은 증상을 관리해 환자가 표준치료 일정을 지켜낼 수 있도록 돕는 암요양 한방병원입니다. 한방치료가 암 치료를 대신하는 것은 아니며, 치료 효과와 회복 속도는 환자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치질이 오래되면 항문암이 되나요?
치핵이 암으로 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치루처럼 만성 염증이 오래 이어지는 경우는 위험이 높아지므로 방치하지 말고 치료받는 것이 좋습니다.
Q. 피가 선홍색이면 치질이라고 봐도 되나요?
선홍색 출혈은 치핵에서 흔하지만 색만으로 구별할 수는 없습니다. 몇 주째 계속되거나 덩어리, 통증, 대변 굵기 변화가 함께 있다면 색과 무관하게 확인이 필요합니다.
Q. 항문암이면 반드시 장루를 하나요?
편평상피암이라면 대개 동시치료로 끝나고 항문은 그대로 남습니다. 장루는 선암이거나, 동시치료 뒤에도 종양이 남았을 때 검토하는 선택지입니다.
Q. 어느 과로 가야 하나요?
대장항문외과입니다. 첫 검사는 직장수지검사와 항문경으로, 외래에서 바로 끝납니다.
항문 증상이 2~3주 넘게 이어진다면 대장항문외과 진료를 먼저 받으시고, 치료 중 관리가 필요하시면 편하게 문의 주십시오.
📞 상담·입원 문의 1599-2066
📍 김포 구래역 1번출구, 김포한강4로 535 2~3층